[아프가니스탄 특집] 교육이 멈춘 땅에서 평화가 자라다

변화를 만들어가는 아프가니스탄 HWPL 평화교육 교사와 학생들의 이야기

 

– 여학생들, 6학년 이후 교육기회 박탈돼
– 아프가니스탄 교육자들, 평화교사가 되어 평화가치 교육에 앞장
– 평화교육, 미래세대에게 긍정적인 변화 만들어내

 

 

교육이 멈춘 자리에서 다시 열린 배움의 길

아프가니스탄의 교육 현실은 오늘날 국제사회가 가장 심각하게 바라보는 교육 위기 중 하나입니다. 특히 6학년 이후 여학생의 교육받을 권리가 제한되면서 많은 소녀들이 학교와 대학이라는 배움의 공간에서 배제되었으며, UNICEF는 2025년 말까지 이로 인해 교육에서 배제되는 여학생이 22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UNESCO는 아프가니스탄을 오늘날 여학생과 여성이 중등 및 고등교육에 체계적으로 접근하지 못하는 전 세계 유일한 나라로 설명합니다.

교육의 중단은 단순한 학업 공백을 넘어섭니다. 교육의 길이 막힐 때 학생들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심리적 불안, 사회적 고립을 동시에 경험하게 됩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배움을 이어가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아프가니스탄 여학생 국제 온라인 교육·학술·연구·미디어 복합기관(Afghanistan Girls International Online Educational, Academic, Research and Media Complex, 이하 아프간걸즈)입니다. 이 기관은 물리적으로 교실에 갈 수 없는 여학생들에게 온라인 무료 교육을 제공하며, 온라인 대학교, 학교, 아카데미, 연구센터, 미디어 네트워크를 아우르는 복합 플랫폼으로서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기다리는 대신 행동하자’는 결심으로 설립되었습니다.

 

사예드 와히둘라 사닷 아프가니스탄 걸즈 국제 온라인 교육 및 학술 종합센터 설립자 겸 대표

 

사닷 대표는 교육·의료·사회개발 분야 경험을 바탕으로 배움에서 소외된 아프가니스탄 여학생들에게 질 높은 교육을 제공하는 것을 사명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는 현재 아프가니스탄의 교육 상황을 ‘매우 우려스럽다’고 표현하면서도, 온라인 플랫폼과 지역사회 중심의 교육 활동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교육을 위한 대안적 길이 될 수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왜 교육자들은 평화교사양성교육을 선택했는가

아프간걸즈와 무크타학교(Mukhtar School)를 비롯한 아프가니스탄 현지 12개 교육기관의 교육자들이 HWPL 평화교사양성교육(Peace Educator Training, 이하 PET)에 참여했습니다. 이들이 PET를 선택한 이유는 단순히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을 배우기 위해서가 아니었습니다. 불안정한 사회 속에서도 학생들이 자신을 지키고 타인을 존중하며 공동체 안에서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내면의 힘을 키워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교육이 단순히 지식에 관한 것이 아니라, 인격과 가치를 세우는 일이라고 믿습니다. 불안정과 긴장을 마주한 사회에서 평화교육은 필수적입니다.”

— 사예드 와히둘라 사닷, 아프간걸즈 설립자 겸 대표

 

파르자인 아크라미 아프간걸즈 교사는 실제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이 잃어버린 가능성에 아파하면서도 평화교육을 통해 놀라운 회복탄력성을 보여주는 모습을 보아왔습니다. 그녀에게 온라인 플랫폼은 단순한 수업 도구가 아니라, 학생들에게 교육과 희망을 이어주는 생명선과도 같습니다. 이제 HWPL 평화교사로 임명된 그녀는 학생들에게 내면의 평화와 세계시민의식을 가르치고 싶다며, HWPL 평화교육 중 ‘생명의 가치’와 ‘공존’에 관한 수업이 특히 인상 깊었다고 전했습니다.

마자르이샤리프에 위치한 무크타학교는 2020년 아프가니스탄 최초로 HWPL 평화교육을 시행하기 시작해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습니다. HWPL 홍보대사이기도 한 모함마드 나디르 아제드파나 무크타학교 교장은 오랜 기간 평화교육을 학교 현장에 적용해 왔습니다.

 

모함마드 나디르 아제드파나 무크타학교 교장

 

우리는 학생들에게 평화로운 환경을 제공할 가장 효과적인 해결책을 찾고 있었습니다. HWPL (평화교육) 프로그램을 검토한 결과, 이 프로그램이 평화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진정성 있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했고, 그래서 함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 모함마드 나디르 아제드파나, 무크타학교 교장

 

무크타학교 학생들 수업장면

 

교실 안에서 시작된 변화

평화교육이 시작되자 변화는 학생들의 태도와 교실 분위기에서 먼저 나타났습니다. 사닷 대표는 학생들이 수업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교실 분위기도 더 차분하고 서로를 존중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전에는 스트레스에 민감하게 반응하거나 감정적으로 쉽게 동요하던 학생들이 평화교육 이후 더 침착하고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무크타학교에서도 비슷한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아제드파나 교장은 학생과 교사 모두 평화교육에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습니다. 학생들은 서로를 더욱 존중하기 시작했고, 갈등을 해결하는 능력이 향상되었으며, 공감 능력 또한 눈에 띄게 높아졌습니다. 교사들 역시 더 지지적이고 포용적인 교실 환경을 만드는 데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습니다.

 

무크타학교 학생들 수업장면

 

아프가니스탄과 같이 많은 학생들이 스트레스와 불확실성에 노출되어 있는 상황에서, 평화교육은 학생들이 회복탄력성과 희망을 기르도록 돕습니다. 또한 평화교육이 건설적인 결정을 내리고 건강한 관계를 세워가도록 이끌어 주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 모함마드 나디르 아제드파나, 무크타학교 교장

 

“가장 큰 변화는 학생들의 생각과 인식의 변화였습니다. 평화교육 이전에 그들은 서로를 돕지 않고 각자 자신만을 돌봐야 한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다양한 활동과 대화를 통해 평화, 상호 수용, 친절, 인내, 용서의 가치를 키울 수 있었습니다.”

— 하니파 하세미, 무크타학교 교사

 

파르자인 교사가 경험한 한 학생의 변화는 평화교육의 의미를 더욱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한 여학생은 학교 교육의 제한으로 인해 깊은 절망감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평화교육에 참여하면서 다시 배움의 동기를 회복했고, 이제는 또래 친구들을 지지하고 격려하는 대화를 이끌고 있습니다.

 

파르자인 아크라미, 아프가니스탄 걸즈 국제 온라인 교육 및 학술 종합센터 교사

 

“평화교육은 학생들이 좌절감을 극복하고, 원망이 아닌 공감에 기반한 가치 체계를 세우도록 돕습니다. 불안정한 사회 환경 속에서 평화교육은 학생들에게 정서적 닻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파르자인 아크라미, 아프간걸즈 교사

 

이러한 변화는 교실 안의 분위기 변화에만 머물지 않았습니다. 학생들은 서로를 바라보는 방식을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의견을 적대감으로 받아들이기보다, 더 깊은 이해와 성장을 위한 기회로 보게 되었습니다. 갈등이 생겼을 때 즉각적으로 반응하기보다 대화와 공감을 통해 해결하려는 태도도 자라났습니다.

 

학생이 말하는 평화: “평화는 이상 이론이 아닙니다

아프간걸즈의 학생대표는 경제와 경영을 공부하는 학생입니다. 그녀에게 학교와 대학은 단순히 학위를 얻는 곳이 아니라, 사고하는 방법과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나아가 더 나은 미래에 기여하는 방법을 배우는 곳입니다. 특히 대학은 그녀에게 희망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학생대표는 지식이 곧 힘이라며 배움을 향한 의지를 밝혔습니다. 동시에 학생들이 직면한 현실도 솔직하게 전했습니다. 보안 문제, 빈곤, 제한된 자원, 성차별, 교육 중단, 디지털 도구 부족,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등 여러 어려움이 학생들에게 큰 스트레스를 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전에 평화가 단지 전쟁이나 갈등이 없는 상태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평화교육에 참여한 뒤, 진정한 평화는 먼저 우리 자신 안에서 시작되며, 우리의 사고방식을 바꾸는 데서 시작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평화는 자연 속 질서처럼 모든 것이 아름답게 공존하는 것과 같다고 배웠습니다.”

— 아프간걸즈 학생대표

 

학생대표에게 평화는 이제 먼 이상이 아닙니다.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수업에서 학생들은 서로 직접 만나본 적이 없지만, 온라인 교실 안에도 상호 존중과 지지가 살아 있습니다. 학생들은 가상 공간 안에서도 서로를 격려하고, 문화적 차이를 존중하며, 공동의 목표를 향해 함께 나아가는 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학생대표는 아프가니스탄의 많은 문제가 인식 부족과 소통 능력의 부족에서 비롯된다고 말합니다. 그렇기에 HWPL 평화교육 커리큘럼이 이끌어내는 ‘사고방식의 변화’가 중요합니다. 청년들이 서로의 차이를 적대감이 아닌 발전의 기회로 받아들이게 될 때, 아프가니스탄의 미래는 달라질 것이라고 그녀는 믿습니다.

 

평화교육’, 아프가니스탄의 미래를 바꾸는 씨앗

아프가니스탄의 교육자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평화교육의 핵심은 ‘사고방식의 변화’입니다. 청소년들에게 평화의 씨앗을 심는 것은 폭력보다 대화를 선택하는 세대를 준비하는 일이며, 이것이 아프가니스탄의 장기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입니다.

 

“HWPL 평화교육은 갈등의 근본 원인인 마인드, 곧 생각을 다룹니다. 청소년들에게 평화의 씨앗을 심음으로써, 폭력이 아닌 대화를 선택하는 세대를 준비하게 됩니다. 이는 장기적인 문제 해결의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 파르자인 아크라미, 아프간걸즈 교사

 

무크타학교 학생들 수업장면

 

아제드파나 교장은 지금 세대의 마음가짐을 변화시키고 평화와 상호 이해의 정신을 확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무크타학교는 이미 2020년부터 평화교육을 이어오며 한 걸음씩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사닷 대표 역시 평화교육이 개인에서 시작되어 사회로 확산되며, 청소년들이 갈등을 대화로 해결하는 법을 배울 때 폭력은 줄어들고 평화문화가 세워질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아프간걸즈는 앞으로 교육 시스템을 확장하고 평화교육을 교육과정 안에 더욱 온전히 통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파르자인 교사도 자신이 가르치는 모든 과목 안에 평화의 가치를 통합하고 싶다고 말합니다. 그녀의 바람은 온라인 수업에 참여하는 모든 여학생이 ‘평화의 사자’가 되어 아프가니스탄을 학생들의 마음 안에서부터 다시 세워가는 것입니다.

학생대표의 꿈도 이와 맞닿아 있습니다. 가장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인간성과 윤리를 포기하지 않는 사람, 한계 속에서도 꿈을 가질 수 있음을 미래 세대에게 보여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것입니다.

 

무크타학교 학생들 수업장면

 

아프가니스탄의 평화교육은 아직은 작은 시작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 명의 교사가 평화를 가르치고, 한 명의 학생이 그 가치를 마음에 새기며, 하나의 교실 안에서 존중과 대화의 문화가 자라난다면 변화는 이미 시작된 것입니다.

 

평화교육은 장기적인 사회 안정에 대한 투자입니다. 교실 안의 작은 노력도 시간이 지나면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 수 있습니다. 매일의 수업 속에 평화 가치를 통합한다면, 우리는 갈등보다 이해를, 분열보다 협력을 선택하는 세대를 세울 수 있습니다.”

— 모함마드 나디르 아제드파나, 무크타학교 교장

  

평화는 반드시 가르쳐야 하는 기술입니다. 세상이 바뀌기를 기다리지 마십시오. 학생들이 세상에 절실히 필요한 변화의 주체가 되도록 힘을 실어주어야 합니다.”

— 파르자인 아크라미, 아프간걸즈 교사

 

국경과 인종 이전에 우리는 모두 인간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교육을 지지하는 작은 행동에서부터 시작합시다. 우리가 함께한다면 평화는 더 이상 꿈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는 현실이 될 것입니다.”

— 아프간걸즈 학생대표

 

아프가니스탄의 미래는 단번에 바뀌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교육이 이어지는 곳에 희망이 있고, 평화를 배우는 학생이 있는 곳에 변화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HWPL 평화교육은 그 가능성을 믿고, 오늘도 아프가니스탄의 교사와 학생들과 함께 평화의 씨앗을 심고 있습니다.

 

 

 

출처 및 참고자료

[1] UNICEF, “Statement by UNICEF Executive Director Catherine Russell on the denial of education for adolescent girls in Afghanistan,” 17 September 2025. https://www.unicef.org/press-releases/statement-unicef-executive-director-catherine-russell-denial-education-adolescent[2] UNESCO & UNICEF, “Afghanistan Education Situation Report 2025,” 2025.[3] UNESCO, “Afghanistan: Four years on, 2.2 million girls still banned from school,” 19 August 2025.[4] UNICEF Afghanistan, “Afghanistan’s Education System Facing Deepening Crisis for Both Girls and Boys,” 8 October 2025.[5~8] Interview with Dr. Sayed Wahidullah Sadat / Farzane Akrami / Student representative / Mohammad Nadir Azedpana (Afghan Girls Online Complex, Mukhtar School)[9] HWPL Peace Education textbook series, “The Road to Peace” (Lessons 1, 3, 4, 7, 8, 10, 12), project reference materials.

본 기사 초안은 위 공개자료와 함께 HWPL 평화교육부가 제공한 아프가니스탄 교육자 및 학생 인터뷰 원문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