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blished On: 9월 9th, 2026

총성 대신 캔버스를”: 애틀랜타, 예술로 회복을 그리다

─ HWPL 조지아 지부, ‘더 이상 피 흘리지 않는 도시: 회복’ 전시회 개최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는 ‘피치 스테이트 투 피스 스테이트’(Peach State to Peace State) 캠페인을 통해 지역사회 곳곳에 변화를 만들어 왔습니다. 조지아주의 별칭인 ‘피치(복숭아)의 주’를 피스(평화)의 주’로 바꿔나가자는 이 캠페인은 지방자치단체들의 ‘지구촌 전쟁종식 평화 선언문’(DPCW) 결의안 채택과 지지 선언으로 힘을 얻으며 이제 주민들의 일상 속 변화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캔버스에 담긴 애틀랜타의 이야기

HWPL 미국 조지아 지부는 지난 7월 23일부터 26일까지 나흘간 애틀랜타의 한 갤러리 더 슈퍼마켓에서 ‘더 이상 피 흘리지 않는 도시: 회복’ 제2회 예술 전시회를 개최했습니다. 예술이라는 매개를 통해 시민들의 삶 속으로 한 걸음 더 다가간 자리였습니다.

전시는 애틀랜타가 마주한 사회적 문제와 평화로운 미래상을 주제로 한 예술가들의 작품을 선보였습니다. 23일 개막식에서는 예술가들이 직접 작품에 담긴 의미를 나누는 시간과 함께, 관람객이 도시 스카이라인 밑그림에 스프레이 페인트로 그림과 메시지를 더하는 체험형 아트 프로그램이 진행되었습니다.

 

 

특별히 전시 기간 중 25일 토요일에는 ‘표현에서 행동으로: 예술로 다시 살아나는 공동체’를 주제로 한 패널 토론이 진행됐습니다. WABE 90.1FM 소속 에미상 수상자 언론인 로즈 스콧 씨가 사회를 맡았습니다. 패널로는 HWPL 조지아 지부 평화교육팀장이자 일루시언나즈 아카데미 설립자겸 CEO인 라이언 애드킨스, 디캘브 카운티 예술위원회 소속 다원예술가 커밀 길모어, 애틀랜타 기반 벽화 작가 에릭 나인, 풀턴 카운티 청소년위원회 소속 사이어 워싱턴이 참여해 예술이 지역사회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논의했습니다.

 

 

회복’을 그려낸 목소리들

 

 

애드킨스 팀장이 토론의 문을 열었습니다. 그는 AI 시대 예술가가 짊어져야 할 책임을 이야기했습니다. “예술은 결국 인간의 정신과 영혼을 표현하는 일입니다. AI는 그 경계를 조금씩 흐리게 만들고 있지만, 그럴수록 예술가에게는 예술 안에 담긴 인간의 정신을 지켜야 할 책임이 더욱 커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협업과 연대의 의미를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물감을 섞은 사람, 작품을 큐레이팅한 사람, 판매한 사람, 붓을 만든 사람까지—혼자 만든 것처럼 보이는 작품에도 수많은 손길이 담겨 있습니다. 이 도시도 마찬가지입니다. 애틀랜타를 되살리는 일은 혼자서는 할 수 없습니다.”

 

 

이어 길모어 씨는 가장 개인적인 이야기로 좌중을 숙연하게 했습니다. 임신 중 음주운전 사고를 당해 다시는 걷지 못할 것이라는 진단을 받았던 그녀는, 음악과 춤을 통해 자신을 다시 일으켜 세운 경험을 전했습니다. “한동안 팔조차 쓸 수 없었고, 목까지 깁스를 한 채로 아이를 낳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롤러스케이트장에서 노래 한 곡을 들었는데, 그 노래가 저를 다시 일으켜 세웠습니다. 그렇게 프로 롤러스케이터가 되었습니다.” 그녀는 다음 세대 예술가들에게 필요한 것은 다름 아닌 진정성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나인 씨의 이야기는 한 개인의 예술과 행동이 공동체 전체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더욱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그는 2021년 작업한 50피트 크기의 벽화에, 상업적 요청과 달리 피부색 그러데이션과 주먹 형상으로 인권의 메시지를 몰래 새겨 넣었던 일화를 전했습니다. 그는 이 메시지를 곧바로 드러내지 않고 1년을 기다린 뒤에야 공개했다며, 예술가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에게 진정으로 맞는 운동에 참여할 자유라고 말했습니다. “우리가 하는 일은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입니다. 설교하는 방식보다는 생각하는 방식을 통해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유연성을 우리는 가지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발언한 16살의 워싱턴 학생은 이날 깊은 울림을 남겼습니다. 학생회장이자 청소년위원회 위원인 그는 얼마 전 가장 친한 친구가 미드타운 지하철역에서 총격을 당했던 경험을 담담히 전했습니다.

“친구는 다행히 살아남았습니다. 메고 있던 크로스백에 총알이 박혔거든요. 가방이 없었다면 총알은 그대로 폐를 관통했을 거라고 하더군요. 대중교통조차 안심하고 탈 수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예술을 창작할 동기를 가질 수 있을까요.”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도시에서는 창작의 동기조차 자리 잡기 어렵다는 그의 물음은, 이번 전시가 던진 가장 무거운 질문이었습니다. 그는 이러한 현실이야말로 정치적 관심이 필요한 지점이라며, 지역사회가 시의회에 목소리를 내고 대표자들을 움직여야 한다고 호소했습니다.

 

 

패널 토론 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도 연대의 메시지는 계속 이어졌습니다. ‘렛츠 톡(Let’s Talk)’이란 세대 간 대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사브리나 커클랜드씨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세대마다 아름다운 그림을 함께 그려나가려면, 우리를 갈라놓는 단 하나의 문제, 즉 오해와 대화의 부재부터 풀어야 합니다. 저는 그 답이 바로 예술이라고 생각합니다.”

나흘간의 전시와 하루의 뜨거운 대화를 통해, 애틀랜타의 예술가와 시민들은 폭력과 상실을 대신 회복과 연대를 함께 그려냈습니다. 이 과정에서 조지아주를 평화의 주로 만들기 위해서는 정치인과 종교지도자, 교육자, 예술가를 비롯한 지역사회 구성원 모두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것이 이번 전시가 남긴 공통된 메시지였습니다. HWPL 조지아 지부는 지역사회 폭력 종식, 평화교육을 통한 차세대 청소년 리더 양성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이 여정을 지역사회와 함께 이어갈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