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평화를 움직이다 (시리즈)

사막에서 피어난 꽃: 전 세계 여성의 더 나은 미래에 대한 희망

 

지난 3월 전 세계는 1975년 UN이 공식적으로 지정한 ‘세계여성의날’을 기념했다. 세계여성의날의 기원은 특히 북미와 유럽 내에서 여성 인권운동이 절정에 달했던 20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날은 더 나은 미래를 건설하기 위해 문화, 인종, 국적, 종교를 초월하고 평화를 위해 일했던 전 세계 여성들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날이기도 하다.

그러나 평화를 위해 뛰었던 많은 여성들의 역사적인 업적은 세계여성의 날 단 하루의 시간 안에 완전히 담아낼 수는 없을 것이다. 지금도 전 세계 여성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 노력을 하고 있다. 경력단절 문제 완화에서부터 교육기회 확대 그리고 여성인권운동에서 평화운동에 이르기까지 여성들은 국제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러한 업적은 세계여성의날에만 기억되어서는 안 된다.

와리스 디리, 여성할례 피해자들을 위한 외과적, 심리학적 지원을 제공하는 베를린 클리닉 개원 행사에서 CREDIT: ALAMY

여성 인권운동가이자 전직 모델인 와리스 디리 (Waris Dirie)는 어린 소녀들과 여성들의 권리강화운동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온 인물이다. 그녀는 우리가 어떤 배경을 가지고 있든 세상을 변화시킬 힘이 있다는 것을 몸소 증명해 왔다. 소말리아의 한 유목민 마을에서 태어나고 자란 소녀가 세계적인 슈퍼모델이 되고 나아가 UN 특별 인권대사가 되기까지의 그녀의 스토리가 세상에 알려지며 사람들은 그녀를 인생역전의 주인공으로만 봤으나 그녀가 자신의 비극적인 경험을 고백하며 그것은 곧 세계적인 인권이슈가 되었다. 디리는 5살이 되던 해에 소말리아의 문화적 관행이라는 명목으로 자행된 여성할례(FGM)로 고통을 받았다. 그녀가 이 참혹한 관행을 청산하고 그 지역의 여성들에게 행해지는 불의에 맞서야겠다고 개인적인 다짐을 한 것이 바로 그 순간부터였다.

13세의 나이에 아버지로부터 강제 결혼으로 팔려갈 거라는 소식을 듣고 가출을 결심한 와리스는 며칠 동안 사막을 가로질러 도망쳤고 온갖 어려움을 겪으며 자신이 속해있던 사회의 전통적, 문화적인 사상과 다르게 자신의 삶의 길을 계속 개척해 나갔다. 그녀가 런던으로 건너가 친척집의 하녀로 한동안 일했던 것이 그 무렵이었다. 다시 본국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던 그녀는 얼마 후 맥도널드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유지해 나갔고 그녀를 눈여겨 보던 유명한 사진작가에게 발견되어 모델로서 활동하기 시작했다.

모델 일을 통해 그녀에게도 인생역전이 시작되어 성공과 명성을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와리스 디리는 고국에서 아직도 수천 명의 순진한 어린 소녀들에게 일어나고 있는 일의 실상을 알고 있었기에 그리고 그녀 자신의 내면의 상처가 치유되지 않았기에 마음은 늘 자유롭지 못했다.

모델로서의 삶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 와리스는 자신의 공적 지위와 명성을 통해 세상 사람들이 알지 못했던 침묵 속에서 고통받는 소녀와 여성들의 목소리가 되기로 결심했다. 한 패션 매거진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과거에 대해 공개적으로 발언을 아끼지 않은 그녀는 소말리아를 비롯한 아프리카 전역에 일어나고 있는 인권침해에 대한 현실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여성 할례의 관행에 반대하며 각계각층의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일했고, 한 인터뷰에서 “우리가 그것을 공개하고, 그것이 TV와 신문에 실렸을 때, 만일 정치인들과 종교지도자들이 그것에 대해 토론하며 아니라고 말한다면, 우리는 그들과도 함께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www.desertflowerfoundation.org

이 인권 이슈에 대한 빠른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활발한 촉구 운동을 펼치기 위해 2002년 와리스 디리는 그녀 자신의 재단을 설립했고, 후에 ‘사막의 꽃(Desert Flower)’으로 이름을 바꿨다. 그녀는 여성할례의 관행을 끝내고 소녀들에게 자신과 자신의 권리와 자유를 보호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기 위해 일했다.

그녀는 또한 UN 특별 인권대사로 임명되어 계속해서 자신의 개인적 경험과 비슷한 상황에 직면한 다른 소녀들과 여성들의 이야기를 자세히 다룬 몇 편의 소설을 쓰고 출판했는데, 그 중 하나는 후에 영화로 제작되었다.

그녀의 쉼없는 노력은 실질적인 변화와 결과를 만들었다. 지난 20년 동안 동아프리카 소녀들이 여성할례라는 관행의 희생양이 되는 비율이 70퍼센트에서 7퍼센트로 떨어진 것이다. 이것은 세상을 변화시키고자 품었던 와리스의 열정과 헌신의 진정한 힘을 보여준다. 그녀는 사람들 사이에 협력과 단결이 있다면 변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녀는 “이것은 한 사람의 전쟁이 아니다. 우리 모두가 무엇이든 해야 한다.”라고 말하며 모든 사람들이 변화를 위해서 함께 노력해야 함을 강조했다.

와리스 디리와 코코드메르(Coco de Mer), 여성할례 근절을 위한 캠페인 CREDIT: THE ICONS, SHOT BY RANKIN

돌 하나를 호수에 던지면 그것은 물 표면 전체에 무수한 파동을 만들어낸다. 와리스 디리는 변화를 추구하는 여성으로서 혼자 이 여정을 시작했지만, 그녀의 용기로 그녀의 이야기가 세상에 알려졌고 세계 각국의 활발한 노력과 국제 사회의 전략적인 실행으로 옮겨져 세계가 하나되어 문제해결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

와리스는 오늘도 외친다. 하나의 목소리는 작을지라도 여성들의 하나된 외침은 결코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모든 여성들이 평화와 인권 보호를 위해 단결한다면, 그들은 변화를 가능케 하는 힘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