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개종교육 피해자를 위한 정의, 호주와 대한민국의 종교적 자유의 차이

 

자유란 무엇인가? 자유가 가진 힘이 얼마나 강력한 것이기에 누군가 자유를 빼앗아 가려 할 때 사람들은 자유를 위해 싸우는 것일까? 세계 역사를 보면 오늘날 인류가 보장받고 누리는 자유가 전쟁과 혁명을 통해 목숨을 바친 사람들의 희생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구의 외딴 대륙인 호주 역시 정부로부터 어떠한 간섭없이 개인의 정치적∙종교적 자유를 가질 수 있는 평화로운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

호주 국민은 비도덕적이거나 부당하다고 생각되는 사안이 있을 시 평화적인 시위에 참여하고 공개적으로 말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하지만 세계 어딘가에서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자유를 빼앗긴 채 살아간다는 사실을 아는가? 당신은 한국의 젊은 여성 고(故) 구지인 양과 강제개종교육에 대해 들어보았는가?

호주 도클랜드에서 열린 고(故) 구지인 양의 추모식

강제개종교육피해자연대(강피연)는 지난 1월 13일 호주 멜버른 도클랜드 도서관에서 강제개종교육의 희생자 고(故) 구지인 양의 추모식을 진행하였다. 이번 추모식은 지난해 대한민국 전남 화순에서 강제개종교육을 받다 목숨을 잃은 고인을 기리고 여전히 공론화 되지 않은 충격적이고 끔찍한 비극을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열렸다.

이 날 추모식에 참석한 인원은 약 160명으로, 세계적인 설교자 넬슨 파르바즈 목사(로열 멜버른 공과대학교(RMIT) 사목), ‘친마야 미션 멜버른’의 아녹 트롤라푸가 참석 하였고 세계 15개국 23개 도시(미국 LA, 영국 런던, 뉴질랜드의 오클랜드, 독일 에센 등)에서 온 일반 시민들이 참석하였다. 이들은 고(故) 구지인 양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호주 내에서 흔히 접할 수 없는 불법적인 행태를 조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대한민국 광주에서 거주하던 고(故) 구지인 양(당시27세)은 강제개종목사들의 지시를 받은 부모에 의해 강제로 납치, 감금되어 물리적 폭력을 받던 중 사망하였다. 강제개종을 지시한 목사들은 그의 가족을 이용하여 어떠한 법적 책임도 지지 않았다. 44일 동안 인적이 드문 곳에 감금 당했던 고(故) 구지인 양은 부모에 의해 질식했고 끝내 목숨을 잃었다.

사건 발생 후, 12만명의 대한민국 국민들은 전국에서 집회를 열고 강제개종을 자행한 목사들의 처벌과 강제개종교육을 법적으로 금지할 것을 요구하였다. 세계 곳곳에서도 대한민국 내 종교의 자유를 강력히 촉구하며 케이프타운, 남아프리카, 미국의 LA등 세계 여러 도시에서 집회를 열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소속 목사들은 이러한 범죄 행위를 벌인 장본인이다. 그들은 피해자의 부모들로 하여금 자녀의 종교를 부모가 원하는 종교나 한기총에 소속된 교단으로 개종시키기 위해 부모를 이용하고 돈벌이를 위해 자신들의 권력을 남용하고 있다. 이는 한 인간의 종교적 자유를 침해하는 폭력적인 행태임이 분명하다.

대한민국은 헌법에 따라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는 국가이지만 사회 내부적으로는 서로 다른 집단에 속해 있거나 다른 신념을 가졌다는 이유로 일상 생활에서 차별을 당하고 피해를 입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이러한 차별이 강제개종교육과 같은 결과를 낳는 원인이 되었다.

설령 이런 일들이 호주에서 벌어진다 하더라도 사람들의 눈을 피하여 일어날 경우 아무도 알아채지 못할 것이다. 때문에 이는 절대 간과해서는 안될 문제이다.

추모식에서 세계적인 설교자인 넬슨 목사는 “공동체와 지역사회가 이야기하는 문제와 그들이 느끼는 사실에 대해 귀 기울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종교의 자유는 누구에게나 주어져야 하는 가장 기본적인 권리이다. 믿음이 있든 없든 누구에게나 자유롭게 주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나는 성경에서 말하는 최초의 순교자인 스데반 집사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스데반 집사와 고(故) 구지인 양은 믿음을 지키고 지혜로웠다는 점이 같다. 우리는 타인이 나를 대해주길 바라는 것처럼 남을 대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과거 고(故) 구지인 양을 포함하여 강제개종교육으로 인해 목숨을 잃은 또 한 명의 희생자가 있다. 2007년 강제개종교육을 거부한 이유로 남편이 망치로 머리를 때려 사망한 고(故) 김선화씨이다.

강제개종교육피해자연대(강피연)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약 150명에 이르는 대한민국 국민이 개종을 거부한 대가로 납치를 당하거나 목숨을 위협당할 정도의 신체적 가해를 경험했다고 한다. 죄 없는 사람들이 기독교의 주류를 이루는 교단에 소속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아녹 트롤라푸는 “고(故) 구지인 양의 죽음과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강제개종의 행태는 부패한 종교지도자들이 주장하는 ‘선한 의도’와 또 그들을 지지하는 무지한 부모들에 의해 자행되고 있다.”며 “이러한 일을 이 자리에 모인 우리 모두가 자기 자신에게 먼저 대입시켜 보아야 한다. 우리의 선한 뜻을 통해 개인의 존엄성과 선택의 자유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하며 무엇보다도 계속해서 우리의 뜻을 알려야 한다.” 말했다.

추모식에서 강피연은 한기총 소속 목사들의 강제개종교육으로 인해 목숨을 잃은 무고한 희생자들을 기리며 고(故) 구지인 양이 살아 생전 대한민국 대통령에게 청원한 ‘종교차별금지법을 제정하여 무고한 사람들이 희생되지 않도록 도와달라’는 내용의 글을 읽었다.

고(故) 구지인 양을 기리며 묵념, 호주 빅토리아주 도클랜드 항구 

“이러한 부당한 행태로 인해 또 다른 희생자가 생기지 않도록 이 글이 널리 퍼져 나갈 수 있게 도와주시기를 부탁 드린다.”

한편, 이번 행사를 주최한 강피연은 종교와 종단, 종파 등을 초월하여 각기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협력하여 인권침해와 반인륜적인 행태에 맞서 바로잡을 것을 촉구하는 일을 하고 있다.

강제개종교육피해자연대(강피연) 공식 홈페이지: http://endcoerciveconversion.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