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속 교육위기와 평화교육의 역할

안녕하십니까, 저는 인도의 고갣다니학교 교장 셸리시쿠마르 날신브하이 프라자파티입니다. ‘코로나19 속 교육위기와 평화교육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발제를 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여러분들은 2020년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무엇입니까? 아마도 그것은 코로나19 일 것입니다. “코로나 이전의 사회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코로나는 우리의 삶을 변화시켰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은 단지 공중 보건의 위기라고만 볼 수 없을 것입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UN 사무총장은 “코로나19를 공중보건 위기를 넘어 인간의 위기, 더 구체적으로 총체적인 인권의 위기”라고 했습니다. 코로나는 우리에게 사회적 불평등, 인권차별, 사회 경제적 양극화와 빈곤, 폭력 등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이 무엇인지 알려 주었습니다.

교육계 또한 코로나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인도의 학교도 코로나로부터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학교의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디지털 학습을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대안인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인도의 디지털 상황은 좋지 않았습니다. 학생들이 있는 가정의 8%만이 컴퓨터 네트워크 환경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는 코로나19 대유행이 디지털 세계에서도 농촌과 도시, 남성과 여성, 부유층과 빈곤층 사이의 구조적 불균형이 얼마나 뿌리내리고 있는지를 알려 주는 것이었습니다. 많은 선생님들은 코로나 가운데서도 학생들을 지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사회적 격차와 디지털 격차를 극복하는 것은 국가와 사회 공동의 노력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그 밖에도 가정에서 돌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거나 자기 주도적으로 학습을 하지 못하는 학생의 경우 심각한 학업결손이 예상되며, 학생들의 안전과 심리적 불안 또한 염려되고 있습니다. 이는 여기 계시는 교육자분들의 염려이기도 할 것입니다. 이러한 교육의 위기 상황은 코로나가 끝나면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문제일까요? 코로나가 끝나도 구시대의 뿌리 깊은 불평등, 경제적 소외와 인권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코로나19를 더 큰 위기의 전조증상이자 경고로 삼고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여 더 나은 시대로의 전환을 이끌어 내기 위해 코로나 속에서 교훈을 찾아내야 합니다.

제가 코로나를 통해 배운 교훈을 나누고 싶습니다. 첫 번째는 지구촌은 하나라는 것을 깨닫고 공공의 선을 위한 협력과 연대만이 우리를 위기에서 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몇몇 국가가 잠시나마 자국 영토 내에서 전염병의 확산을 막아내더라도 전염병이 전 세계로 퍼져 있는 한 재발을 막기는 힘듭니다. 게다가 바이러스는 끊임없이 돌연변이를 일으키기 때문에 어느 한 지역에서 더 치명적인 변종 바이러스가 발생한다면 전 인류가 위험에 빠질 것입니다. 따라서 내가 바이러스로부터 안전해지는 단 하나의 방법은 모든 인류가 안전해질 때까지 함께 노력하는 것뿐입니다. 이 전염병은 협력 없이는 해결할 수 없습니다. 이처럼 우리는 사회 구성원 모두의 헌신을 인정하고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하고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공공의 선을 위하는 것이 결국 개인의 안전과 행복을 만들어 낼 수 있음을 우리는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두 번째 코로나의 교훈은 성숙한 시민의식의 중요성입니다. 많은 국가가 코로나를 겪고 있으나 그 결과는 다릅니다. 정치, 경제, 의료시설의 차이도 중요한 요소이겠지만 성숙한 시민의식 또한 중요한 요인이라 볼 수 있습니다. 정부의 활동과는 별개로 시민들의 상호 배려와 존중을 바탕으로 코로나 예방에 자발적으로 참여한 국가가 더 나은 결과를 얻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교육계의 우선적인 고민은 학생과 교사가 안전하게 교육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앞에서 말한 코로나의 교훈으로부터 우리는 이제 새 시대를 열고 주도해 나갈 다음 세대에 무엇을 가르쳐야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합니다. 잘못된 것은 바로잡아야 하며 새로운 시대에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찾아서 다음 세대의 주인공인 학생들에게 가르쳐 주어야 합니다. 이것이 코로나19 시대의 교육자로서 우리의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HWPL의 평화교육에서 우리가 나아가야 할 교육에 대한 답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HWPL의 평화교육은 개인과 공동체, 자연과 사람, 세대 간의 조화와 평화를 가르쳐 줄 수 있는 구체적인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으며 평화시민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는 유네스코에서 시행하고 있는 세계시민 교육과도 닮아 있습니다.

또한 UN 총회에서 2030년까지 달성하기로 결의한 인류 공동의 지속가능한 발전 목표 17개 중 4번째인 포용적이고 공평한 양질의 교육과 평생학습 기회 증진의 실현을 이루는 것에도 HWPL의 평화교육은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누구나 차별 없이 교육을 받는 것은 인간의 기본권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전 세계적으로 볼 때 6-17세 학생 6명 중 1명은 학교에 다니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회가 모두를 위한 포용적이고 공정한 양질의 교육을 보장하려면 시민의식과 노력이 중요합니다. 인권, 양성평등, 평화와 비폭력 문화 증진, 세계시민의식, 문화적 다양성, 지속가능한 생활방식을 가진 시민들이 있어야 합니다. 이는 교육을 통해 형성될 수 있습니다. HWPL의 평화교육은 평생교육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기 때문에 아이, 청소년, 성인에 대한 전 연령을 교육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HWPL의 회원은 단순히 평화를 교육하는 것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평화를 실천하고 그것을 실현시키는 평화시민으로 양성되도록 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학생들에게 평화시민으로의 좋은 모델을 제시해 줄 것입니다.

저 또한 현재 학교에서 HWPL 대구경북지부와 함께 평화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학교가 시골에 있어서 인터넷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많은 인원이 참여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 교육을 받는 학생들이 지역사회에서 평화시민으로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 믿기 때문에 이 교육은 매우 가치 있다고 생각합니다. 평화를 추구하며 평화로운 방법으로 평화를 만들기 위해 실질적으로 움직이는 평화시민들의 증가는 공동체의 발전과 평화에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금 실시되고 있는 온라인 평화교육에는 학생뿐만 아니라 교사와 학부모까지 참여하고 있습니다. 저의 아버지도 교육을 듣고 계십니다.

앞으로도 평화교사 교육에 참여하여 평화교사로서의 전문성을 키우고, 코로나 종식으로 학교가 다시 문을 열 때 학생들에게 평화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저의 바람입니다. 저의 이야기를 끝까지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셸리시쿠마르 날신브하이 프라자파티
인도 고갣다니 학교 교장